♣♣♣ 건축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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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촌목수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집
날 짜 2013-12-19 07:44:03
조 회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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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촌목수의 마스터피스 하우스

지금, 온전히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가는 이가 몇이나 될까. 시류에 휩쓸리고 시선에 움츠러들기를 반복하면서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듯한 감정에 허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참 많은 시대다. 퇴촌목수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진호 씨가 처음 퇴촌을 찾은 것도 그 비슷한 감정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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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공기, 신선한 바람, 산뜻한 향기… 퇴촌에 살면서 자연을 표현하는 수많은 단어들을 몸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자유롭게 뛰어노는 준서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을 준 것 같아 부부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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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남편, 미술을 좋아하는 아내가 합작해서 만든 부엌 한 편. 남편의 손을 거쳐 가구와 선반, 소품이 탄생하면 아내는 자연을 이용해 예쁘게 스타일링하는 일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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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모든 나무 소재 가구와 소품들은 퇴촌목수 이진호 씨의 작업물이다. 가운데 있는 것이 샘 말루프의 로킹체어(Rocking Chair)를 습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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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촌목수 집다운 공간. TV장이나 월 데코 대신 나무를 덧대고 소반을 두어 지저분한 선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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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씨의 집에서는 나무 향기가 솔솔 난다. 장작을 떼는 겨울이면 그 향기가 더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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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씨에게 아내는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다. 서울을 떠날 때도 그리고 목공을 업으로 삼고자 할 때도 그녀는 늘 옆에서 진심으로 응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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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는 다이닝 공간. 가구 외에 조명에도 관심이 많아 유명한 작가의 제품들을 습작하며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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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콩테로 그린 가족의 얼굴. 아래의 체어는 이진호 씨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최근 작, T-chair. 여러 개를 제작하면서 형태와 색감은 더욱 정제되었다. 사진 속 의자는 초기에 제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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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이들의 집에 유일하게 장식하는 것이 있다면 자연이다. 마당에 나가 꽃잎, 나뭇잎, 열매를 주워 곳곳에 꽂아두는 아내 덕분에 계절마다 그 색이 다르고 모양이 다른 자연을 집안에서도 느끼며 산다.

떠난 후 비로소 알게 된 것들

패션 브랜드 기획을 오랫동안 해왔고 일에 열정이 넘쳤던 이진호 씨. 하지만 삶의 흐름은 그의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있던 어느 날, 한 상가의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불현듯 그는 옆에 있던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 서울 떠나는 거 어떨까."

그렇게 부부는 원래 살던 곳에서 멀지 않은 퇴촌에 자리를 잡았다. 준비나 계획 없이 내린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적게 벌고 행복하게 살자 마음먹으니 그리 어려울 것도 없었다.

서울에서 살짝 비켜 있을 뿐인데도 아파트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강아지를 키우고, 매일 아침 상쾌함과 신선함이 구분될 만큼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사계절을 느끼며 살고 있다.

물론 중간에 다시 패션에 관련된 일을 하게 되는 과정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일을 대하는 태도는 예전의 그와 달라져 있었다. 미래를 위해 늘 현재를 미워둬야 했던 지난 일상과 달리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져서인지 퇴촌으로 이사온 후 늦은 나이에 첫아들 준서도 갖게 되었다.

"이곳으로 와서 준서 다음으로 받은 큰 선물은 그림 그리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아내가 다시 그리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저는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거예요."

앞서 언급한 그의 닉네임 퇴촌목수에서 아마도 눈치를 챘겠지만, 그는 지금 목공일을 하고 있다. 올봄에는 직접 설계하고 자신의 손으로 하나하나 완성한 작업실도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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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제대로 된 목공 도서가 없어 아마존에서 책을 구입해 혼자서 이론을 공부했다. 작업실도 캐나다에 있는 창고를 시안으로 설계한 것인데, 이 공간이 탄생하기까지 역시 여러 책을 훑어보며 가장 어울릴 법한 공간을 찾는 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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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돈된 그의 작업실. 물론 촬영을 위해 청소를 해두었다고는 하지만, 그가 얼마나 공간 레이아웃을 꼼꼼하게 짰고 그만큼 제 몸에 맞춘 듯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지 느껴지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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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 T 시리즈. '왜 테이블은 사각형이어야 하나?'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T' 문자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Think, Talk, Tea, Today, Tomorrow, T(퇴)촌목수 등 다양한 의미를 담았다. 직접 앉아보니 T 테이블은 긴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혀주었고, 한쪽에 팔을 걸칠 수 있어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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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씨는 조지 나카시마, 샘 말루프 등 거장의 명작을 습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배웠다. 물론 누구나 습작을 하지만 그는 치열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완전히 빠지는 과정을 거쳤는데, 한번 그렇게 습작을 하고 나면 이다음에 그 아이템을 제작하는 과정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 사진은 샘 말루프 의자 습작.

나무, 스스로 이루게 하다

이진호 씨가 나무를 만난 것은 8년 전의 일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을까해서 물어보니 전혀 없단다. 그냥 시간이 났고,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고 그리고 자신도 놀랄 정도로 무섭게 집중력이 생겼다.

"제 의지대로 결과물이 나올 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희열을 느꼈죠." 일반적인 일에는 수많은 이변이 있고, 공을 들인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지만, 나무는 그가 노력을 정성을 쏟은 만큼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주었다.

자신의 '의지'대로 하는 일이다 보니 8년여 동안은 정말 공방에서 살다시피 하며 목공에 몰두했다. 그래서 그의 집은 퇴촌목수의 작업 변천사가 한눈에 보이는 쇼룸이나 다름없다.

초기에 제작했던 준서를 위한 스토케 의자, 아내를 위한 화장대, 미국의 유명 가구 디자이너 샘 말루프(Sam Maloof)의 흔들의자 등 직접 디자인한 것들부터 거장의 마스터피스를 습작한 것, 조명과 액자, 나무함 등의 소품까지 나무에 쏟아부은 그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거의 본업이나 마찬가지긴 했으나 지금까지는 자신의 집에 두거나 지인에게 선물해왔는데, 지난해 그의 블로그를 보고 가구를 의뢰하는 일이 생겼다.

"이만큼 나를 몰입하게 하는 일이고 다른 사람도 갖고 싶을 정도가 되었다면 이젠 정말 나의 일로 여겨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는 올해 봄 작업실을 오픈하고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가구들을 선보이고 있다.

목공을 시작했을 때는 기능적인 제품을 만들려 노력했고 지금은 생각을 형태로 표현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정신에 호소하는 건물을 만들고 싶다'고 한 것처럼 그도 익숙하고 편하지만 가끔은 낯설게 느껴지고 생각을 하게 하는 작업을 이어갈 생각이다.

"가구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건축에 대한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사람을 먼저 이해하고 가구를 만들 듯 제 작업의 연장선상에는 궁극적으로 공간, 건축이 있을 것 같아요."

퇴촌목수 블로그(ejino7.blog.me)에서 그가 만든 가구와 담긴 생각을 세세하게 읽을 수 있다.

기획_이경은 사진_전택수(JEON Stuidio)

레몬트리 2013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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